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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이 지배하는 세상은 ‘개판’?
‘세상을 지배하는 개들’ 화제… 풍자·해학에 독자들 ‘배꼽’


스물아홉 마리의 개들로 세상이 시끄럽다. 프랑스 최고의 삽화가 모르슈완느가 그림을 그리고 프랑스 코미디언 로랑 제라가 글을 쓴 ‘세상을 지배하는 개들’(문학세계사, 8500원)이 문제의 소굴이다.


이 책의 원제(原題)는 Ces cabots qui gouvernent le monde. 세계의 정치지도자들을 다양한 종류의 개로 희화(化)시킨 촌철살인의 풍자와 해학이 배꼽을 잡게 한다.


저자는 세계의 전현직 지도자들을 사냥개 및 전투견(조지 부시, 자크 시라크, 사담 후세인, 피델 카스트로, 노무현, 오사마 빈 라덴, 밀로셰비치 등), 경비견 및 작업견(게르하르트 슈뢰더, 블라디미르 푸틴, 야세르 아라파트, 무아마르 알 가다피 등), 애완견 및 호사견(토니 블레어, 넬슨 만델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코피 아난, 장쩌민, 엘리자베스 2세 등)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프랑스에서 출간된 원서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편이 들어가 있지 않았으나 한국어판을 내면서 추가했다. 출판사측이 자료를 수집해 초안을 만들어 프랑스로 보내 로랑 제라의 승인을 받아 게재했다. 이 책의 가장 아쉬운 점은 북한의 김정일(金正日)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는 사실이다. 스물아홉 마리의 개들 중 특히 눈길을 끄는 여섯 마리를 소개한다.


아메리칸·코커·스패니얼··조지·부시··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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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조선

전미 애견대회에서-이 대회는 일찍이 전세계 국민이 개판이라고 인정한 공인 대회이며 수상자에게는 하얀집이 선물로 주어진다-수많은 결격 사항에도 불구하고 쟁쟁한 경쟁자를 가까스로 따돌리면서 ‘미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애견’으로 선출되었다. 하지만 이 녀석은 겁도 많고, 엉덩이도 축 처진 데다가 전세계가 오존층 파괴로 걱정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개똥을 뿌리고 다닌다. …애국심 투철한 코커 스패니얼은 테러리스트를 보면 온몸을 ‘테르르르’ 떤다. 그래서 자기가 지구를 구하겠다고 독수리 오형제로 변신하기 위해 맹연습 중이다. 평소 부수는 것을 좋아해서 ‘부셔라 부시어’란 별명을 얻었는데 그 이름 그대로 9ㆍ11 이후 불법 폭력 땅개 패거리를 부숴서 박살내기 위해 맹렬히 추격 중이다.


| 사육시 주의사항:무기(武器)질류 사료 절대 금지 |


아프칸·하운드 ··오사마·빈·라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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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조선

부잣집 막내아들처럼 화려한 외모에 얼굴엔 ‘칼있으마!’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그런지 온세계에 주인 없이 떠돌아다니는 집 잃은 개들은 뭔가 얻어먹을 게 있나 하고 이 놈 주위에 모여든다. 그리고 이렇게 삼삼오오 모인 겁 없는 녀석들을 한데 모아 알 카니다(Al Canida:개판 5분 전)라는 개모임을 만들어 세상을 개판으로 만들 계획을 세워놓았다. 이 놈이 신조로 삼는 말은 “다 죽여라, 신께서 알라의 개는 살려 주실 것이다!”라고 한다. 그런데 요새 들어 아프칸 하운드가 멸종 위기에 놓였다는 소문이 있긴 한데, 그 말이 사실일까? 현재 이 놈은 테리어로 변장하고 땅굴 속에 숨어서 테러를 준비 중에 있다고 하는데…일단 숨어서 지낸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나서기 좋아하는 이 놈이 언제까지 땅굴 속에 숨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 금지사료:미국산 돼지고기, 핫도그 |


한국산·진돗개 ··노무현 ··한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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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조선

늙거나 보수적인 사람들은 이 개를 키울 수 없으며 또한 이 변종 진돗개는 훈련소에서 가르치려 하면 실패한다. 오로지 열악한 환경 속에 방치해 두어야 한다. 먹이도 조금만 주고 토굴 같은 데 가두면 더더욱 좋다. 교도소에서 경비견으로 쓰는 바람에 업그레이드 됐다고 한다. 새끼일 때 남의 소굴에서 젖을 먹다가 몇 번 쓴맛을 본 것이 약이 되기도 했다.


이 개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짖는 것이다. 일단 열 받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짖어댄다. 그곳이 남의 집 마당이든 공공장소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일단 짖어대면 사방이 소란스러워진다. 그러나 북쪽 개들에게만은 예외로, 한 배를 탄 동무처럼 짖지 않고 호의를 베푼다. 부잣집 개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 잘 먹고 호사하는 애완용 개나 고관들의 족보로 채워진 비싼 개는 무조건 공격대상이다. 특히 신문사 사장집 고양이와는 씻을 수 없는 원한이 있어 틈만 생기면 으르렁거린다. 단점은 때와 장소를 가려 짖는 눈치가 모자라 스스로 곤경을 자초하는 데 있다.


하지만 연약한 면도 있어서 곧잘 운다. 이 유별난 종자는 자신의 성격을 검사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그 검사가 일반 검사일 때는 대놓고 불쾌감을 드러낸다. 한 번은 검사받던 중 막 나가버린 적도 있다. 사는 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예 주인집을 통째로 옮기려는 성향도 있어 조심스럽게 키워야 한다.


| 특이사항:가끔 신물이 날 정도로 종이신문을 씹는다. |


프랑스산·포인터··자크·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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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조선

오만한 자태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좋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 놈은 상당히 칠칠치 못한 녀석이다. 매번 자크를 열고 다니니 말이다.


마치 새 부리처럼 길게 늘어난 주둥이를 보면 후각이 상당히 예민해서 송로(松露) 버섯을 잘 찾을 것 같지만 무르로아(Mururoa)산 버섯만 찾는 것을 보면 녀석은 헛다리 짚기의 명수라고 여겨진다. 콜롱베산 세인트 허버트, 일명 불러드하운드의 먼 후손격인 프랑스의 포인터는 자신의 영역을 고수하느라 자리를 지켰던 선배들과는 달리 여러 지역으로 원정도 다니고, 각종 세계 통치견 모임 공식 사진 석상에서 커다란 몸집을 자랑스럽게 뽐내고 다니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동행하는 암컷 때문에 각 지역의 특별 퀼리네르(Culinaires)를 맛보는 것은 꿈도 못 꾼다.


| 특별 간식:무르로아산 버섯. 무르로아는 남태평양에 있는 프랑스령 환초로 1994년 프랑스는 이곳에서 전세계의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핵실험을 했다. |


도이치·도그··게르하르트·슈뢰더··독일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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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조선

역사적으로 땅 따먹기의 황제들이 대부분 독일 출신이었던 데 반해 이 녀석은 땅 따먹기에는 별로 관심도 없고, 지금의 상태로도 상당히 만족해 하는 어찌보면 소심한 면이 많은 녀석이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암컷들 앞에서는 상당 수준의 입놀림으로 상대를 현혹시킨다고 한다. 혹자는 검은 속이 드러나보인다고 비판을 하지만 내심 속으로는 자신들이 그런 능력을 타고나지 못한 것을 한탄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 경비견들은 지난 50여년간 일종의 콤플렉스로 상당히 골머리를 앓아왔다. 성난 암캐, 수입견, 동성연애견, 스킨헤드견 등 각기 다른 성향과 취향을 지닌 개떼들을 통일시키고 단합시키는 일 때문이다.


| 특이사항:플레이독. 슈뢰더는 세 번째 부인과 이혼한 지 22일 만에 네 번째 결혼을 했다. |


플루토 ··토니·블레어··영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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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조선

플루토는 아메리칸 코커 스패니얼 다음으로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애완견이다. 그 이유는 상당히 말을 잘 듣기 때문이다. 애완견임에도 불구하고 경비견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플루토는 ‘짖어라’하고 명령만 내리면 앞뒤 안 가리고 짖는다. 생각은 나중에 해도 되니까. 아니면 생각을 아예 하지 않든지. 아무튼 상황에 따라 다르다. 호감 가는 외모, 왠지 사람을 끄는 매력, 무엇보다 심지가 굳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정치 성향은 이 시대 폴리티시앙들이 모델로 삼아야 할 만큼 강직하다. 영국 내 노동견들과 함께 레이브(Rave) 파티를 벌인 덕에 18년 간 수구견(守舊犬)들이 굳건히 지켜왔던 헤게모니를 빼앗는 동시에 지금까지 강아지 사료시장을 장악했던 ‘데쳐먹는 메이저-마가린’ 상표 제품의 독주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 좋아하는 먹이:미키 마우스가 나눠주는 치즈 조각 | @ 주간조선 [1757호] 200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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