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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년 역사’ 미국 최대 애견대회 ‘웨스터민스터 캐널클럽 도그 쇼’
‘쭉쭉빵빵’ 칼리, 올 최고 '개 몸짱'으로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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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웨스터민스터쇼의 우승자. @ 주간조선

2월 14일과 15일 미국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는 12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애견 품평회 ‘웨스터민스터 캐널클럽 도그 쇼(Westerminster Kennel Club Dog Show)’가 열렸다. 순종임을 증명하는 혈통서(pedigree)를 지참한 159개종, 2500여마리의 개가 참가하여 저마다 독특한 아름다움과 기품을 뽐낸 이 대회에서 올해 우승견(BIS:Best in Show)은 ‘칼리’란 이름의 저먼숏헤어드포인터가 차지했다.


2만명의 관중 외에 TV를 통해 460만명의 시청자가 지켜본 이 대회의 시청률은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아메리칸풋볼(NFL)보다 높았다. 칼리와 그의 주인 미셸 오스터밀러는 다음날 아침 3대 네트워크와 CNN 방송에 다시 한번 등장해 전 미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인사가 됐다.


1876년(어쩌면 더 일찍) 뉴욕 16번가의 웨스터민스터 호텔에 모여 각자의 사냥개 자랑을 늘어놓곤 하던 남성들이 모여 시작한 이 ‘도그 유니버스 선발대회’는 미국 경기대회로는 켄터키 더비(경마대회) 다음의 긴 역사를 지닌다.


미셸 오스트밀러와 가족은 향후 몇 년간 “칼리와 짝짓기할 기회를 달라” “저먼포인터 강아지는 어디서 구하느냐’는 등의 문의전화와 쏟아지는 메일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도그 쇼에는 상금이 한푼도 없지만 BIS에 뽑히는 순간 사육사(breeder)와 그 집안은 애견업계에서 명문으로 승격하고 번식료도 수천달러로 뛰어오른다.


2004년 웨스터민스터 쇼에서 BIS를 차지했던 뉴펀들랜드종 ‘조시’와 주인 페기 힐민크는 고향인 뉴저지주 플레밍턴시에 돌아가자마자 시에서 마련한 ‘조시의 날’ 행사에 참가해야 했는데, 급작스런 인기에 지친 헬민크는 뉴저지주 상원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뉴펀들랜드종은 훌륭한 견종이지만 사육비가 많이 들어 가정용으로는 별로”라며 심상치 않은 인기에 못을 박아야 했다.


3월엔 영국서 ‘크러프츠 쇼’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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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짜리 토이푸들 '콜맨' @ 주간조선

오는 3월 초에는 또 영국 런던 근교의 버밍엄에서 웨스터민스터 쇼와 함께 도그 쇼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크러프츠 쇼(Crufts Show)’가 열린다. 찰스 크러프츠는 1891년 개 비스킷 회사 직원으로 유럽의 애견가들을 방문하며 친분을 쌓았다. 크러프츠 쇼는 빅토리아 여왕의 후원을 받아 왕립 농업홀에서 첫 대회를 연 쇼로 그가 죽은 후 1948년부터 영국 캐널클럽이 주관하고 있다. 올해로 102번째를 맞는 크러프츠 쇼에는 20여 나라에서 2만여마리의 견종이 참가해 5일 동안 약 12만명의 관객이 방문한다. 2003년에는 우리나라의 진돗개 ‘장군이’가 이 쇼에 참가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애견인 증가와 더불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애견 쇼는 견종의 혈통관리와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개 품평회다. 대회에 출전하는 사람은 자신의 개가 종견으로 얼마나 가치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일반인은 표준에 가장 근접한 종견은 어떤 모양과 성격을 지니는지 알 수 있다.


BIS에 오르기 위해서는 4단계의 치열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사냥견(Sporting, Terrier), 작업견(Working), 목축견(Herding), 가정견(Toy), 경주견(Hound) 등 7개 그룹으로 나뉜 개들은 각 그룹별로 다시 3~6개월짜리부터 2살 이상까지 나이별 6단계에 암컷과 수컷으로 나뉘어 총 12개조가 1차 경합을 벌인다. 2차전은 각 그룹별 12개조에서 뽑힌 1마리씩의 개를 모아 견종표본에 가장 가까운 BOB(Best of Breed)를 선발한다. 3차전에서 7개 그룹의 대표견인 BIG(Best in Group)를 뽑은 다음 최종적으로 BIS가 탄생한다.


골격 체형 근육 피모 치열과 턱의 맞물림 등을 보는 개체심사, 핸들러와 함께 라운딩 트라이앵글 업다운 등 걷는 모양을 보는 워킹심사, 핸들러와 호흡, 주변 개와 원만한 관계, 심판관이 손댈 때 개의 태도 등을 관찰하는 성품검사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얻어야만 BOB 이상에 오를 수 있는 대단히 까다로운 시험이다.


미국의 애견 붐은 특출하다. 미국 가정의 40%가 개를 기르고 있으며 그 수는 6000만가구에 이른다. 미국의 애견용품제조협회에 따르면 2004년 한 해에 개 주인들은 애견을 위해 340억달러를 지출했다. 올해는 40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것은 완구(약 200억달러)와 과자(약 240억달러)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다. 네슬레 같은 개사료 대기업부터 한 개에 2000달러나 하는 그루밍(털 고르기) 가위 제작업체까지 애견 사업은 놀라울 정도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애견인구와 애견문화가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동물병원과 애견숍은 애견호텔, 애견장례식까지 도맡아하는 종합서비스 업체로 거듭나고 있으며 애견미용사, 핸들러(훈련사), 브리더(사육사)가 유망 직종으로 뜨고 있다. 한국애견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애견인구가 1000만명에 육박했다’고 한다. “개도 소, 돼지와 같은 가축일 뿐”이라고 떠들고 다니다가는 4명 중 1명에게 눈총을 받는 세상이 됐다는 것이다.


국내 애견 쇼도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한국애견연맹(KCC)과 한국애견협회(KKC)가 주최하는 이 쇼의 내용은 미국과 영국의 애견 쇼와 거의 동일하다. 근래의 행사는 3월 12~13일 부산 벡스코와 대전 무역전시관에서 각각 열리는 부산FCI인터내셔널 도그 쇼와 KKC 대전 BIS 도그 쇼가 있다. 웨스터민스터 쇼나 크러프츠 쇼만큼 발전한다면 개 한 마리 잘 키워서 스타가 되고 “잘 키운 애견 하나 열 자녀 안 부럽다”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 @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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