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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구효서, 아주 특별한 `누렁이 사랑`

2008.09.25 04:42 | Posted by 오마이도그 오마이도그
2006년 02월 22일 (수) 10:21:00 북데일리 pi@pimedia.co.kr


소설가 구효서(49)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키우던 개 ‘누렁이’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실은 잃어버린 게 아니라 아버지가 갖다 팔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서운한 마음은 더 컸다. 1년 반 동안 함께 지냈던 누렁이가 사라지자 어린 구효서는 시름에 빠졌다. 아버지는 아들의 안색을 살피며 운동화 한 켤레를 내 놓았다.


“니가 갖고 싶어 했던 거다”


누렁이를 판돈으로 사온 운동화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강아지는 또 사서 키우면 되지 뭐”


아버지의 말에 대꾸를 하진 못했지만 누렁이 생각에 신발을 신을 수 없었다. 며칠 후, 잠자리에 들 무렵 누렁이 소리가 들려왔다. 반가운 마음에 뛰쳐나가 보니 며칠 새 홀쭉해진 누렁이가 서있었다. 그는 누렁이를 부둥켜안고 기뻐하며 운동화를 보여줬다.


“아버지가 널 판돈으로 이걸 사왔어. 너와 맞바꾼 이걸 신을 수 없었지만 이제 네가 있으니까 신을 수 있어”


처음으로 운동화를 신었다. 신발은 발에 꼭 맞았다. 그 후로 누렁이를 다시 볼 순 없었다. 뒷마당에 남겨져 있는 흔적이 지난 밤 일이 꿈이 아니었음을 말해줬지만 누렁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작은 몸으로 마당에 걸어 들어오던 `누렁이들`. 자라기만 하면 팔려 가야했기에 누렁이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연민은 더욱 애틋했다.


구효서는 어린시절 가장 좋은 친구였던 누렁이에 대한 추억을 <인생은 지나간다>(마음산책. 2001) 이후 5년 만에 펴낸 산문집 <인생은 깊어간다>(마음산책. 2006)에 담았다.


여러 작품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곱씹어 오던 작가는 50줄 가까이 되는 인생을 산문집에 옮겼다. `내 인생의 명장면`들을 꼽아 본 지난 시간에서 작가의 순수한 심성과 인간미가 느껴진다.


“인생이 지나가는 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늘 그러하지 않고 변한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기쁘고 좋은 일도 지나가지만, 슬프고 나쁜 일도 다 지나가지 않는가. 生(생)과 老(노)가 있으니 삶은 매 순간 긴장하여 탄력이 생기고, 의미가 깃들며, 마침내 빛날 수 있는 것 아니던가“ (본문 중) (사진 = 출처 www.apexad.co.kr)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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