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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개 ‘국내용’ 불명예 벗다

2007.12.20 22:05 | Posted by 오마이도그 오마이도그


세계적인 애견클럽 공인 ‘눈앞’… 혈통 고정·개체관리로 품질도 ‘명견’으로 키워야


2002년 8월말 전남 진도군 돈지리 주민들은 진도개 백구 때문에 눈시울을 붉혔다. 부인과 이혼한 뒤 백구만 의지하며 살던 박모씨(42)가 숨진 후 백구가 보여준 행동 때문이다. 주인의 사랑을 잊지 못한 백구는 식음을 전폐하고 주인의 시신을 지켰다. 약속대로 박씨의 시신을 기증받기 위해 찾아온 병원 관계자의 접근을 막기도 했다. 주민의 도움으로 박씨의 시신이 운구차로 옮겨지자 백구는 마을 입구까지 쫓아갔다. 운구차가 속력을 내 쫓아가지 못한 백구는 집으로 돌아와 박씨의 침대를 사흘이 넘도록 지키기도 했다. 이후 백구는 진도군청의 진도개시험연구소에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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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메이커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개의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1993년 10월에는 대전 지역에 팔려간 진도개가 7개월 동안 산넘고 물건너 진도의 주인으로 찾아온 일도 있었다. 그만큼 영특하고 주인을 잘 따른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은 진도개의 우수성을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국제임시견종 10년 만에 ‘영광’


그러나 외국으로 나가면 사정은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대표견 진도개는 외국에서 잡종개로 취급받거나, 일본 아키다의 아류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오죽하면 전세계의 대표적인 개 1만마리가 출전하는 전람회에 나갈 자격조차 없을까.


하지만 앞으로는 진도개가 우리나라의 대표견으로서 당당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애견클럽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전세계 80개국의 애견단체가 가입한 세계애견연맹(FCI)이다. 국제적인 애견박람회에 진도개가 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던 한국애견연맹은 1982년 FCI 총회에 진도개를 처음 소개하면서 공인작업을 시작했다. 1995년 1월 FCI는 답사단을 한국에 보내 현지 혈통조사를 실시했고, 같은해 3월 진도개를 FCI 공인 334호 국제임시견종으로 승인했다. 그러나 정식으로 승인한 것은 아니었다. 10년 동안 진도개가 공인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오는 7월 진도개는 FCI에 공인될 예정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애견클럽(KC)도 진도개를 공인할 예정이다. 2002년부터 진도군은 진도개 명견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진도군은 영국 현지에 후보견 6마리를 보냈다. ‘진도개 품평회’를 열고 KC관계자를 초청해 진도개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진도군은 지난해 3월 KC에 등록신청했는데,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등록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진도개는 잡종개나 일본 아키다의 아류가 아니라,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대표견이 되는 셈이다.


이번에 공인을 추진한 이들은 한결같이 진도개가 외국에 알려지고 수출되면 세계의 명견 반열에 우뚝 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진도개가 영리하고 우수하기 때문이다. FCI 공인추진위원장인 이병억씨는 “덴마크나 독일 등 많은 서유럽 국가에서 진도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눈빛이 총명하고 주인의 의중을 파악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진도개의 품성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도개는 수렵본능과 용맹성이 탁월하고 귀소성이 뛰어나며 주인에게 충직한 개로 알려져 있다. 진도군청의 진도개시험연구소 이계웅 수의사는 진도개가 이런 성격을 갖게 된 것을 진도의 독특한 지리적인 환경 때문으로 간주하고 있다.


근대화 이전의 섬은 환경이 열악했다. 주민도 먹고 살기 힘든 상황에 개가 주인으로부터 먹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다행히도 주변에는 물고기나 토끼 등 야생동물이 많았다. 이에 진도개는 사냥하러 집을 떠났다. 진도개가 사냥을 잘하고 용맹스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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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메이커

대전에서 진도까지 집을 찾아올 수 있었던 귀소본능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멀리 사냥을 떠났다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방향감각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어디를 가더라도 언젠가는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는 섬의 특성도 귀소본능 발달에 도움을 줬다고 한다.


주민들은 개를 풀어놓고 키웠다. 사냥을 하러 돌아다니라는 배려다. 그러자 공격적인 성격 때문에 집안에 있는 어린아이를 물거나, 부엌의 음식을 훔쳐먹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개들은 곧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덕택에 공격적인 성격이 사라지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단기간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진도개는 선사시대부터 사람을 따른 것으로 알려지는데, 긴 시간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수한 품성을 가지게 됐다.


수출용 진도개 보급 계획도


하지만 진도개가 세계적으로 공인된다고 해도 바로 ‘명견’이 될 수는 없다. 세계에서 ‘명견’으로 인정받는 개들은 혈통이 고정돼 있다. 즉 새끼를 10마리 낳으면 9마리 이상이 비슷한 형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진도개는 혈통고정 비율이 상당히 낮다. 다 자랐을 때, 꼬리가 올라가지 않는다거나 귀가 꼿꼿이 서지 않는 ‘비(非) 진도개’가 태어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명견으로 도약하려면 진도개의 혈통 고정이 시급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혈통 고정은 진도군내의 진도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진도군내의 진도개는 천연기념물로 야성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방사한다. 집단으로 관리되는 탓에 근친교배의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 현재 진도개시험연구소에서는 2008년까지 개체관리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위로 3대까지 혈통을 관리하는 것이다. 또한 연구소는 천연기념물로서 진도개의 혈통을 보호하는 한편 수출용 진도개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국제 애견시장을 겨냥해 사람을 잘 따르는 진도개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혈통보존은 진도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육지로 배출된 진도개는 약 10만 마리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애견연맹은 진도군 바깥으로 나온 진도개의 혈통을 관리할 계획이다. 현재 번식가 중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혈통에 관계없이 진도개 생산에만 열중하거나, 혈통서를 위조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를 막는 한편, 한국애견연맹 진도견협회는 FCI의 공인을 계기로 진도개 우수한 혈통을 확대보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우수한 진도개를 중심으로 혈통을 관리해나간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업에 성공한다면 진도개는 ‘세계의 명견’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애견연맹은 진도개의 명견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북한 풍산개와 삽사리 등 국내의 다른 대표견에 대한 공인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미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은 자국의 대표적인 개 수십종을 공인받은 상태다. @ 뉴스메이커 2005-04-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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